낙서장2018.12.26 09:00

예전에 자취를 할 때, 중고나라에서 세탁기를 사려고 검색을 했었다. 제조된 지 3 년 정도 된 통돌이 세탁기가 아주 저렴한 값(14만원)에 매물로 나와있었다. 지방 소도시여서 매물 자체를 찾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했었다. 다른 동일 상품의 중고가는 30만원 중반에 형성되어 있었다.
판매자에게 문자로 연락을 취해보니, 말투가 어눌하여 혹시 사기가 아닌가 싶었지만, 물건을 직접 가지러 와야 한다는 말에 아는 사람과 함께 직접 판매자의 아파트로 가 보기로 했다.

현관 앞에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 스티커가 붙어있어서 장애인이 살고 있다는 추측을 할 수 있었다. 초인종을 눌러서 나온 사람(아주머니)은 청각장애인 이었다. 그리고 그 딸도 있었는데, 말소리를 듣고 표정이 바뀌는 것으로 보아 정상인으로 추정되었으나 말을 하지는 않았다. 매물을 올린 사람은 청각장애를 가진 아주머니였다.

집안에 세탁기가 하나뿐인데, 잘 작동되는 세탁기를 왜 헐값에 팔아버리는 것일까..

세탁기의 동작상태를 확인하고, 같이 간 지인과 함게 세탁기를 들고 내려왔다.

아마도 세탁기가 없다고 사랑의열매(또는 다른 자선단체)측에 도움을 요청할 테고.. 새로운 세탁기를 기증받으려는 속셈인 듯 하다. 세탁기를 중고로 판 대금도 꿀꺽.. 기존의 세탁기는 무상수리 기간이 끝났는데 고장이 나서 버렸다고 하면 되려나?

사랑의 열매 직원들이 모금된 돈을 단란주점 등에서 사용하다가 적발된 일도 있어서 기부를 꺼려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났는데,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이 된 돈도 이런 식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이 조금 충격이었다.

세탁기는 싸게 잘 샀는데.. 어딘가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Posted by 블루토파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