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공작실

이사온 집의 기존 욕실 환풍기의 출력이 약한 듯 하여, 출력이 강한 환풍기로 교체해 보았다. 
힘펠 자이온 HV-220 모델이다. 상가 등의 대형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제품이지만, 강한 환풍 효과를 얻기 위하여 가정용 욕실에 설치해 보기로 했다. 
기존 환풍기보다 타공 크기가 크므로, 한 번 설치해버리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기존에 설치되어 있는 환풍기의 모습이다. 만원 안팎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저렴한 모델이 설치되어 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에는 화장실이 2개 인데, 화장실 한 쪽만 강력한 환풍기로 바꾸면 나머지쪽 욕실에서 역류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2개소 모두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커버를 떼어내니 누렇게 변색이 된 환풍기 본체가 보인다. 내부에 먼지가 많이 쌓여있다. 
 

떼어보니 체크밸브 역할을 하는 댐퍼가 달려 있긴 하나, 견고하게 밀착되지는 않을 것 같다. 
따라서 환풍구 내부에 있는 악취나 담배연기가 역류할 수 있어 보인다. 
또한, 환풍구에는 여러 집에서 배출한 먼지와 곰팡이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고, 내부점검이 불가능하므로 이러한 물질들이 집안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환풍 시설을 견고하게 해야 할 필요가 있다. 
명판상으로는 1.2CMM(Cubic Meter per Minute) 라고 되어있지만, 전후 차압에 따라 이 값은 달라질 것이다. 
 

환풍기를 떼어내면, 환풍구와 연결된 자바라 호스가 딸려나온다. 경우에 따라 이 자바라호스를 교체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주방 같은 경우, 이 자바라호스에 기름때가 끼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욕실 환풍구와 주방 환풍구를 공용으로 사용하는 아파트에서는 욕실용 환풍구에 기름때가 역류하는 일도 있다. 
 

전원선과 환풍기를 떼어낸 모습이다. 
이제 새로운 환풍기를 설치하기 위하여 타공을 해야 한다. 
타공작업에는 쥐꼬리톱을 이용하거나, 그라인더를 이용할 수 있다. 
FRP 재질이므로, 작업 중 발생하는 먼지는 건강에 매우 해로울 것으로 보인다. 마스크를 꼭 끼고 작업을 해야 한다. 
 

제품 설명서에 나온 대로, 타공할 곳을 매직으로 표시해 주었다. 
욕실 천정 위를 보면, 세로 방향으로 플라스틱들이 덧대어져 있는데, 이 부분을 피해서 타공을 하는 것이 좋다. 
보강목을 설치하기도 하는데, 덧대어져 있는 플라스틱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향으로 타공하면, 천장이 주저앉는다거나 하는 문제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제품의 경우 250mm * 250mm 로 타공을 해야 한다. 

그라인더를 이용하여 타공을 해 주었다. 
타공을 한 후에는 자바라호스에 달린 부품을 먼저 조립해 주어야 한다. 환풍기가 높고, 원심형 팬 이기 때문에 가로 방향으로 바람이 나가게 되어, 본체와 일체형이었다면 끼우는게 불가능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분리가 가능한 구조로 제작한 것 같다. 

환풍기 본체를 연결하기 전, 전원선 작업을 해야 한다. 
기존 환풍기는 커넥터로 연결되어 있었는데, 이 커넥터들을 살려서 작업을 하면 수월할 것 같다. 
교체할 환풍기에는 접지단자가 없어서, 갈색과 청색 전선만 서로 연결해 주었다. 
 
 

환풍기를 장착하고, 임시로 나사 2개만으로 고정한 후, 시운전을 해 보았다. 
바람이 잘 빠져나간다. 
겨울에는 약간 추울 수 있겠지만, 욕실의 습한 공기를 빠르게 내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커버까지 씌워서 마무리를 해 보았다. 
이어서 나머지 욕실도 동일한 프로세스를 거쳐서 환풍기를 교체했다. 
기존 환풍기의 전력소비는 12W 였고, 신규 환풍기의 전력 소비는 33W 이다. 전력소비는 거의 3배로 되었다. 
기존 환풍기의 유량은 72CMH(1.2CMM) 이고, 신규 환풍기의 유량은 220CMH 이다. 유량이 거의 3배가 되었다. 
전력소비가 3배, 유량도 3배가 되었지만, 댐퍼 부분이 견고하고 원심형이라 소음이 적은 편이다. 
샤워부스에서 샤워를 하면서 환풍기를 틀었더니 샤워부스 내부에만 결로가 생성되었다. 바람이 아주 센 것 같다. 
그리고 밤에 켜 두면, 아침에 욕실이 완전히 말라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동켜짐 등의 기능을 추가하여, 욕실에 해로운 미생물들이 증식하는 것을 예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