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2017. 1. 31. 16:26

부모님 집의 길 건너편에는 작은 교회가 하나 있다. 


어릴적부터 주말에 소음을 일으키거나 교회에 나온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는 등, 일요일에 소란을 피우는 경우가 많아서 피해를 당하는 일이 많았다. 


그래도 이웃이기에, 부모님은 2017년 설을 맞아서 생굴을 까서 건너편 목사님에게 드렸었는데 아래 사진과 같은 선물이 왔다. 



겉에 아모레퍼시픽 이라는 글자가 써져 있어서 설마.. 했더니 역시나 였다. 


목사님은 독성물질이 들어있어서 회수조치된 메디안 치약 선물세트를 우리집에 선물로 주신 것이었다. 


선물세트에 들어있는 치약 3종이 모두 환불 대상이다. 


지금은 대형마트에서도 회수기간이 끝나서 아모레퍼시픽 본사 차원에서만 환불받을 수 있는 상태이며, 시중에서는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귀한 선물세트가 되겠다. 


제조년이 2014 년 10월 인 것으로 보아, 교회에 2년 정도 묵혀두었던 것을 준 것 같다. 



이웃들을 하나님 곁으로 빨리 보내고 싶으셔서 안달이 나셨나 보다. 



마음같아서는 당장 쫓아가서 욕을 퍼붓고 싶지만, 그냥 정중히 돌려주기로 했다. 



메디안 치약의 독성물질에 대해서 모르고 주진 않았을 것 같고.. 선물을 준 목사와 사후에 영원히 같은 공간에 살게 될 우려가 있으니, 절대로 교회는 다니지 말아야겠다. 


Posted by 블루토파즈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토파즈님팬

    ㅋㅋㅋ 목사님이 너무하셨네요.. 토파즈님 글이 재밌어요

    2017.02.08 23:20 [ ADDR : EDIT/ DEL : REPLY ]
  2. 하루

    ㅋㅋㅋㅋ 아 웃겨. 이웃을 하나님 곁으로 빨리 보내고자 하시는...

    2017.04.11 14:50 [ ADDR : EDIT/ DEL : REPLY ]
  3. 비밀댓글입니다

    2019.02.24 05:12 [ ADDR : EDIT/ DEL : REPLY ]
    • 이 선물세트 이전에는 "두고두고 아껴뒀던 쌀"을 주셨더라구요. 포대를 열자마자 나방 십여마리가 날아오르고, 쌀벌레가 기어다니는.. 그 때도 화가 나서 한마디 하려다가 말았었는데..(쌀이 없어서 밥도 못먹는 거지로 본 건지..)

      교회에 대해서는 좋지 않은 기억들이 많지만 가장 충격을 받았던 것은 9살때쯤 교회의 총무가 헌금을 삥땅치다가 적발되었던 일 입니다. 아들 이름까지 박 사무엘 이라고 짓고 독실한 기독교 신자 행세를 하던 사람이 있었는데.. 어릴 적 어머니를 따라서 그 분의 집에 놀러간 적이 있었습니다. 오디오는 2천만원짜리네 어쩌네 하면서 집안 집기 자랑을 한참 하더군요. 다 주님이 주신거라면서..

      시 단위에서 가장 큰 교회라서 어떤 분이 무기명으로 500만원 헌금을 했는데, 무기명이니 이 사람은 옳다구나 하고 삥땅을 쳤겠죠. 헌금을 했던 사람은 무기명 500 만원이 주보에 올라오지 않아서 교회에 이의제기를 하였고 조사결과 수억에 달하는 헌금을 횡령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어릴 적 꽤 충격을 받았던 사건이었죠.

      초등학교 4학년때는 담임선생이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는데.. 날마다 1시간씩 단체 기도를 했었습니다. 기도를 열심히 하면 천사를 볼 수 있대나.. 반 아이들 40명 중 30명이 천사를 봤다고 진술을 하였고 저를 비롯한 10명 정도의 아이들은 천사를 보지 못해서 끝까지 남아서 기도를 했어야 했죠. 눈을 감으면 보이는 노란 잔상같은게 바로 사탄이라며 이게 안보일때까지 기도를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요즘같은때 이렇게 했다간 포털 메인 뉴스의 주인공이 되었겠지만.

      중학교 시절에는 제가 공부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과학 과목만 다른 애들보다 성적이 잘 나왔습니다. 하지만 교회에 다니던 김모군은 저보다 과학만 빼고 다른 과목들의 성적이 우수했습니다. 어느 날 어떤 놈이 제 사물함을 뒤져서 제가 조립해 둔 라디오를 산산조각냈더군요. 물론 범인은 그 김모군 이었구요.
      최근 근황을 보니 S전자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고 모 교회에 와이프와 기도하고 있는 사진이 올라와 있더군요.

      고등학교때에는 교회에 다니던 두 놈이 저를 힘들게 했었는데.. 한 놈은 손재주도 없으면서 맨날 제가 만드는 것을 따라서 만들면서 제 뒷담화를 하더군요. 1학년때 같은 반도 아니었으면서 1학년때 있었던 일을 여기저기 침소봉대 하면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다녔습니다.
      머리는 별로 좋지 않았던 녀석이라 부모 도움으로 모 사립대에 입학하여 천안에 있는 기독교계 사립중학교의 선생이 되었더군요. 교회에서 말하는 "형제" 들의 도움을 받은 대표적 사례가 되겠죠.

      또 한 녀석은 집이 꽤 부자였는데, 헌금 횡령이 일어났던 교회에서 사회를 보는 녀석이었습니다. 운동회때가 되면 반 상징물을 비싼 옷이나 장신구로 하자고 고집을 부렸고, 결국 그 녀석이 하자는 대로 정해지곤 했죠. 가난한 애들을 놀리고 괴롭히는 일이 다반사였는데.. 일요일이 되면 회개기도를 하고 월요일이 되면 다시 똑같이 반복이 되었습니다.

      "주중엔 죄를 저지르고" "일요일에는 회개하고" 하는 이런 행태를 보고 환멸을 느껴서 그 때부터 교회와는 완전히 인연을 끊게 되었습니다.

      살다보면 경험에 의해서 여러 편견들이 생기는데.. 어떤 경우에는 편견이 나를 지켜주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2019.02.25 01:07 신고 [ ADDR : EDIT/ DEL ]